오늘도 성실하신 우리 주님을 찬양합니다. 어제에 이어서 사울의 불순종 사건을 다루게 됩니다. 블레셋의 거대한 군사력 앞에서 사울과 이스라엘은 두려움을 맞이하게 됩니다. 그간 이스라엘은 두렵고 떨릴 때마다 진짜 신앙을 드러냈습니다. 그래서 우상을 쫓아갔고, 다른 나라들처럼 인간 왕을 의지하고자 했습니다. 즉 남이 하는 방법대로 했습니다. 다른 사람이 말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하나님이 말씀하시고, 하나님이 주신 방법이 아니라 말이죠. 이번에도 사울과 이스라엘은 그 실수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제비를 뽑아 사울을 택하고, 그 사울을 통해 여호와의 영을 향한 경외함으로 이스라엘이 단합하게 되고, 그래서 암몬전쟁에 승리하게 되었던 역사를 잊어버리고 맙니다. 그리고 이스라엘은 결국 도망치기 바쁩니다. 그 중심에서 사울은 오늘 본문에서 결정적인 실수를 범하며, 자신의 진짜 모습을 보이게 됩니다. 하나님과의 관계가 없는 실체 말이죠. 본문을 보겠습니다. 8절입니다.
8사울은 사무엘이 정한 기한대로 이레 동안을 기다렸으나 사무엘이 길갈로 오지 아니하매 백성이 사울에게서 흩어지는지라
이전에 사울은 길갈에서 사무엘을 7일동안 기다린 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까지 사울은 자신이 왕이 되었다는 사실을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말아야 했었습니다. 아마도 지금도 사무엘이 주는 하나님의 뜻이 있을 때까지 사울은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었기에 이레동안 기다렸을 겁니다. 그런데 시간이 흘러갈 수록 이스라엘 군사들이 안그래도 적은데 하나둘씩 떠나가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러니 사울은 암몬전쟁때와 비교해서 너무나도 상황이 반대로 흘러가니 마음이 조급해지기 시작하는 것이지요. 여기서 사울의 진짜 모습이 드러나게 됩니다.
어떤 사람이 상황에 영향을 받지 않을까요? 눈에 보이는 것, 느껴지는 것, 들려지는 것들로 인해 마음이 때로는 평온하고 때로는 요동치는 것이 사람입니다. 그렇게 마음의 중심에 있는 것대로 따라가게 되는 것이 사람입니다. 사울의 마음 중심에는 "여호와의 영이 아니라, 자기자신의 연약함"을 두었습니다. 그러니 여호와의 영을 따르기보다, 자신이 연약하기 때문에 빨리 어떤 조치라도 취하고자 하는 것이지요. 만약 반대로 자기자신을 연약하게 여기는 사람이 강한 상대 앞에 있다 할찌라도 하나님을 신뢰하는 자라면, 하나님의 방법을 기다릴 것입니다. 여기서 사울의 진가가 결국 드러나게 된 것이, 그는 하나님의 방법이 아니라 자신의 방법으로 나아가고자 했던 것입니다. 자신이 연약하니 군사가 한명이라도 떠나가는 것을 붙잡고 전쟁에 임하고자 했던 것이죠. 그래서 그는 자신의 연약함을 덮기 위해서 스스로 제사를 드리기까지 합니다. 자신의 연약함을 중심에 두고 그에 따라 이용할 수 있는 수단은 다 이용하고자 합니다. 하나님께 드리는 제사도 결국 주술적인 도구가 되어버리고 말았습니다. 9-12절입니다.
9사울이 이르되 번제와 화목제물을 이리로 가져오라 하여 번제를 드렸더니10번제 드리기를 마치자 사무엘이 온지라 사울이 나가 맞으며 문안하매11사무엘이 이르되 왕이 행하신 것이 무엇이냐 하니 사울이 이르되 백성은 내게서 흩어지고 당신은 정한 날 안에 오지 아니하고 블레셋 사람은 믹마스에 모였음을 내가 보았으므로12이에 내가 이르기를 블레셋 사람들이 나를 치러 길갈로 내려오겠거늘 내가 여호와께 은혜를 간구하지 못하였다 하고 부득이하여 번제를 드렸나이다 하니라
여러분, 우리가 사울 입장이 한번 되어 볼까요? 사울은 사무엘과의 약속대로 7일을 기다리긴 했지만, 사무엘이 오지 않음으로 많은 혼란을 겪게 됩니다. 이스라엘 군사들이 블레셋의 엄청난 군사규모에 두려워하며 한명씩 도망가는 것이 보입니다. 자신의 군사력이 줄어들기 시작하니 마음이 조급해지기 시작하지요. 게다가 왕이 된지 2번째 해밖에 되지 않았는데, 실패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어떻게든 이 전쟁을 잘 마무리 짓고 싶은 사울입니다. 게다가 이 전쟁은 자신이 시작한 것이 아니라 아들 요나단이 블레셋을 겁도 없이 공격하는 바람에 일어난 전쟁이기에 책임에서도 회피하고 싶은 마음이 가득합니다.
자기자신의 연약함이 드러남에 따라 아들에 대한 원망, 사무엘의 지체로 말미암은 책임회피, 백성들이 떠나가는 현장에서의 허탈감, 제사라도 빨리 드려 하나님의 영이 임하길 바라는 간절함, 암몬전쟁에서의 승리 이후 또 전쟁에서 승리해야 한다는 압박감 등 사울의 감정에는 수만가지가 있었고, 그것이 진짜 사울의 모습인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도 위기 앞에서 이런 감정들에 있다는 것이 사실일 겁니다. 이 위기 속에서, 진짜 내가 드러나는 현장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하나님을 기다리는 믿음"이겠습니다. 내가 무얼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생각지도 못한 방법으로 역사하실 하나님을 기다리며 믿는 것. 그것이 사울이 암몬 전쟁 앞에서 7일동안 기다린 시간이었던 것입니다. 그 때 하나님은 사울이 생각지도 못한 때에 "임하셔서" 그를 인도하셨었습니다. 그 때를 사울은 잊어버리고, 자신의 연약함으로 말미암아 제멋대로 움직이게 둔 것입니다. 이것이 사울의 진짜 모습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결국 사무엘을 기다리지 않고, 자신이 스스로 제사를 드리고 말아 버립니다. 그리고 그 때 때마침 사무엘이 도착했고, 그 현장을 목격하게 됩니다. 가장 결정적인 상황을 서로가 목격할 수 있게 된 것이지요. 그런데 이것을 "머피의 법칙" 또는 "사울이 재수가 없어서 걸린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우리의 본모습은 언젠가는 드러나기 마련입니다. 안에서 깨진 바가지가 밖에서 새지 않을리가 만무하지요. 우리의 본모습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아마 사무엘이 때마침 와서 제사를 드렸다고 해도, 다음번에 사울의 이런 모습은 언젠가는 드러날 모습이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항상 나 자신을 스스로 먼저 돌아보아야 합니다. 내가 하나님보다 우선하지 않기 위해서, 하나님나라의 질서에서 벗어나지 않기 위해서 기도와 말씀생활로, 금식을 통해서, 스스로 광야같은 골방에 들어감으로써 "은밀하게 하나님과 독대하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진짜 나의 모습을 확인하고 하나님 앞에서 나를 쳐서 다스리는 훈련을 통해 우리는 나의 진짜 모습을 "하나님께서 만져주시는 시간, 하나님의 도움으로 채우는 시간"을 가질 줄 알아야 하겠습니다. 13-15절입니다.
13사무엘이 사울에게 이르되 왕이 망령되이 행하였도다 왕이 왕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왕에게 내리신 명령을 지키지 아니하였도다 그리하였더라면 여호와께서 이스라엘 위에 왕의 나라를 영원히 세우셨을 것이거늘14지금은 왕의 나라가 길지 못할 것이라 여호와께서 왕에게 명령하신 바를 왕이 지키지 아니하였으므로 여호와께서 그의 마음에 맞는 사람을 구하여 여호와께서 그를 그의 백성의 지도자로 삼으셨느니라 하고15사무엘이 일어나 길갈에서 떠나 베냐민 기브아로 올라가니라 사울이 자기와 함께 한 백성의 수를 세어 보니 육백 명 가량이라
여기서 사무엘은 사울에게 "망령"이라는 단어로 질타합니다. 그릇된 판단을 했다는 뜻으로, 하나님과의 관계를 스스로 깨어버린 것에 대한 질타입니다. 사울은 왕이 되는데 있어서 기억해야 할 것들에 대해 하나님은 그간 여러가지로 강조해오셨습니다. 가장 먼저 하나님의 영이 충만케 하셨고, 라헬의 묘실을 통해 하나님의 희생, 진설병 떡덩이를 통해 거룩하게 세워진 왕, 제비뽑기를 통해 하나님의 전적인 주권으로 세운 왕임을 계속 강조해왔습니다. 즉 하나님과의 관계 안에서만 설명되어지는 사울의 "새모습, 새사람"입니다. 사울은 그런 하나님과의 관계를 깨어버린 것이죠.
여러분, 하나님과 우리 사이의 관계에서 중요한 것은 "서로의 책임에 대한 의무"입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만드셨기 때문에 우리를 구하시기 위해 지금도 일하고 계십니다. 천국의 상속자, 하나님의 아들, 썩어 없어질 흙이 신이 되게끔 하나님은 일하고 계십니다. 그래서 우리도 하나님께 발맞춰 해야할 일을 해야 합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약속"을 지키는 것입니다. 사울은 하나님 나라의 왕으로써, 하나님이 말씀하신 바들을 "기다릴 줄 알아야"했습니다. 그럼에도 그는 사무엘을 통해 주어질 하나님의 뜻을 무시하고, 제멋대로 제사를 드리고 전쟁으로 나아가려고 했습니다. 이후에 살펴보겠지만, 결국 하나님이 블레셋을 하나님의 방법으로 물리쳐주십니다. 그러나 사울은 왕좌에서 쫓겨날 것이라는 하나님의 뜻을 전달받게 됩니다. 그렇습니다.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하나님의 뜻이고, 그 뜻을 기다릴 줄 아는 것"이겠습니다. 내 마음인지 하나님의 뜻인지 기다리며 분별하며, 진짜 연약한 나의 모습을 확인하며 하나님께서 도와주시기를 바랄 줄 아는 우리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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