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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울과 함께 걸었네 서평_8장 서머나

by 우루사야 2021. 8. 10.

"여든 여섯 해 동안 저는 그분을 섬겨왔습니다. 그동안 그분은 저를 한 번도 부당하게 대우하신 적이 없습니다. 어떻게 제가 저를 구해주신 왕에게 불경스러운 말을 할 수 있겠습니까?"(본권 8장 중에서)

'신이신 카이사르의 이름으로 맹세하고 그리스도를 저주할 것'을 요구받은 폴리캅은 위와 같이 고백하며 기쁨으로 화형대에 올랐다고 한다. 그렇다. 이번 장은 죽음에 관해서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는 장이다. 서머나 감독으로서 서머나 성도에게 부활신앙이 무엇인지 보여준 폴리캅의 믿음은 순교 후 인근 여러공동체에게 알려질만큼 그 당시에도 중요한 사건이었다. 
사실 고대로마 10대 박해나 일제치하 신사참배를 거부하는 한국교회사 등을 공부하는 신학생이나 목사는 다들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내가 저 자리에 있었으면, 과연 나는 순교를 작정할 수 있었을까?' 물론 본인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열에 아홉은 나는 못할 것 같다는 대답이 많았던 것 같다. 물론 열에 하나는 할 수 있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을텐데, 아마도 젊은 혈기가 대부분이었으리라.

함신주 목사가 본장에서 말하는 것과 같이 인간에게 죽음은 진리마저 굴복하게 만드는 것이다.  폴리캅을 회유했던 실권자 '헤롯의 아버지 니세테스'의 말은 어떤가. "카이사르를 신이라 말하고 제사를 지내 목숨을 구하는 것이 무엇이 그렇게 해로운 일이냐?" 한국교회사에서도 이와 비슷한 회유들이 있었다. 그 결과 1938년 장로교 23개 노회 중 17개 노회가 신사참배를 전격결의한다. 그리고 이런 신사참배를 이끌어낸 공로를 인정받은 89명의 일본경찰은 표창과 포상을 받았다. 참으로 치욕스럽고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는 사건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당시 신사참배 항거 238명 중 30명이 순교하였다. 현세에서 주어지는 안락과 내세에서 부활하여 주님 곁에서 받을 칭찬. 과연 나는 어느 길을 택할 수 있을까. 

"오늘날 우리가 삶 속에서 하나님의 영광을 보고자 하는 열망은 가득하다. 그러나 그 하나님의 영광은 쉽게 경험할 수 없고 잘 나타나지도 않는다. 왜 그럴까? 어쩌면 그리스도인들의 삶이 순교와 무관하고 고난과 무관하기 때문은 아닐까? 하나님의 영광은 자기포기와 자기희생으로 이루어지는 순교의 삶에 임한다. 하나님의 영광은 신앙과 삶이라는 간극을 메우려는 처절한 몸부림, 신앙적 부조리들을 간절한 기도와 부르짖음으로 극복해보려는 태도에 임한다."(본권 8장 중에서)

과연 순교는 한 순간의 결단으로 이루어지는 것일까? 폴리캅의 말을 곰곰히 생각해보면 그렇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폴리캅은 66년의 인생 동안 주님과 교제하고 동행하며 함께 했고, 그 관계 속에서 주님의 호의와 배려를 배신할 수 없었음을 순교 직전에 말했다. 주님과 함께 한 시간이 있는 자는 결코 배반할 수 없는 것이다. 반대로 주님과 함께한 시간이 없는, 인격적인 만남 없이 신자의 삶을 향유한 자는 주님을 배반하게 되는 것이다. 오늘도 나에게 되물으며 책을 덮게 되는 시간인 것 같다. 과연 나는 오늘 주님을 만나고 있는가? 만나지 못하면 나 또한 현실과 우상과 환경 앞에 무릎을 꿇게 될 것이다. 오늘 주님을 만나자. 그 분을 만나려는 몸부림과 간절함으로 오늘이라는 시간이 채워지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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