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수기 33장은 출애굽 2세대에게 있어서 주마등과 같은 장일 것이다. 40년의 시간이 장막을 이동시키며 광야를 방황하며 이리저리 떠돌았던 시간. 왜 이렇게 돌아야 하는지, 사회경제적인 측면에서는 도저히 이해가 안가는 동선과 경로로 인해 혼돈을 가졌을 법한 시간이었다. 하지만 마침내 요단강가 모압평지에 이르렀을 때, 그들은 광야생활동안 부모인 출애굽 1세대의 불순종을 계속 복기하면서 자신들이 앞으로 어떤 삶을 살아야 할지에 대해서 스스로 다짐하였을 것이다. 때문에 민수기 33장에서 모세는 많은 경로에 대해서 부연설명을 하지 않고 이스라엘이 거쳐왔던 장소들만 언급을 할 뿐이었다. 하지만 원리는 간단했다. 1세대들이 가나안 입성을 하지 못했던 원인과 결과처럼, 2세대도 같은 원인을 가지게 되면 입성을 할지라도 결과는 같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55너희가 만일 그 땅의 원주민을 너희 앞에서 몰아내지 아니하면 너희가 남겨둔 자들이 너희의 눈에 가시와 너희의 옆구리에 찌르는 것이 되어 너희가 거주하는 땅에서 너희를 괴롭게 할 것이요 56나는 그들에게 행하기로 생각한 것을 너희에게 행하리라
가나안에 본래 살고 있었던 이들에게 행할 심판을 이스라엘이 받을 수도 있다는 경고는, 하나님이 죄와 불순종을 대하시는 원리가 그 누구에게나 같다는 것이다. 하나님이 특별한 섭리로 인도하는 이스라엘이건, 일반적 섭리로 이끌어왔던 가나안 원주민이건 말이다. 그들이 선택받은 것은 하나님의 주권이기에 그것에 집중해서는 안된다. 오히려 하나님의 인도에 대해서 자신 스스로가 순종하고 있는가, 그 하나님을 인정하고 따르고 있는가가 중요한 포인트인 것이다. 그런데 요한1서 3장은 이 순종에 대해서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즉 그 순종은 온전히 인간 스스로의 의지와 힘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는 것이다.
9하나님께로부터 난 자마다 죄를 짓지 아니하나니 이는 하나님의 씨가 그의 속에 거함이요 그도 범죄하지 못하는 것은 하나님께로부터 났음이라 24그의 계명을 지키는 자는 주 안에 거하고 주는 그의 안에 거하시나니 우리에게 주신 성령으로 말미암아 그가 우리 안에 거하시는 줄을 우리가 아느니라
하나님의 씨라는 표현에 대해서 대부분의 번역들이 그대로 "씨"로 번역했는데 헬라어에서도 스페르마로 표현하고 있다. 이를 쉬운성경에서는 하나님이 주신 새로운 삶의 씨라고 표현했다. 이를 유진 피터슨은 좀 더 풀어서 설명하고자 했다. "하나님에게서 나서 생명에 들어간 사람들은 습관처럼 죄를 짓지 않습니다. 어째서 그렇습니까? 하나님의 씨가 그들 깊은 곳에 자리하여, 그들을 지금의 모습으로 만들어 가기 때문입니다."(메시지역) 결론적으로 우리의 순종과 선행은 우리를 통해 발현되거나 현현화되지만, 그 행위의 근원 또는 발원지는 하나님의 씨라고 표현된 무언가로부터 시작한다는 것이다. 이 단어를 예수님은 사용하시면서 천국을 설명하고자 하셨다.
31또 비유를 들어 이르시되 천국은 마치 사람이 자기 밭에 갖다 심은 겨자씨 한 알 같으니32이는 모든 씨보다 작은 것이로되 자란 후에는 풀보다 커서 나무가 되매 공중의 새들이 와서 그 가지에 깃들이느니라 (마태복음 13장)
여기서 말하는 천국은 물리적으로는 미세한 것일지라도 이것은 현실세계에서 여타 존재들을 물리적으로 역전시키는 것으로 발현될 것을 말해주고 있다. 이 영적원리는 하나님이 사용하시는 방법이다. 물리적으로 약하고 소외되고 무시받는 것들을 통해 유력하고 강하고 이름있는 것들을 심판하는 것, 역전의 원리를 하나님은 자주 사용하신다.
요한일서로 돌아가면 공동번역에서는 이 씨를 "하나님의 본성"이라고까지 말하고자 했다. 즉 우리의 의지로부터 시작해 하나님이 도우셔서 우리가 선을 행하는 것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하나님의 모양으로 창조된 우리가 죄로 오염되었고 전적으로 대부분이 부패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존재하는 하나님의 모양은 그리스도의 구속과 함께 선한 존재로의 발걸음을 옮기게끔 한다는 것이다. 물론 그 곁에 우리의 의지도 함께 하지만 이것은 함께 하는 것에 지나지 않을 만큼 미미하고 여기서 선한 행위의 지분을 차지할 수 없는 차원이 다른 문제인 것이다. 우리는 죄를 이길 수 없는 미천하고 미약한 존재일 뿐이다. 욕망과 본능에 너무 충실하여 의지라고는 보이지 않는 존재다. 그러나 하나님이 심겨두신 하나님의 씨는 천국과 같이 우리 안에서 누룩과 같이 퍼져 어느샌가 죄를 몰아내고 하나님의 모양이 곳곳에, 삶의 여러곳에, 우리의 감정과 이성에 깃들기 시작하는 것이다. 나중에는 그 씨앗이 나무가 될 때 새가 깃들듯이, 죄인을 통해 하나님은 망한 유력한 자들을 인도하실 것이다.
출애굽 세대에게 적용되는 원리도, 하나님의 씨 원리도 하나님이 사용하시는 방법이다. 이 안에서 우리는 풍요하게 삶을 누릴 수 있다. 이사야 25장은 그 결말에 대해서 말해주는듯하다.
1여호와여 주는 나의 하나님이시라 내가 주를 높이고 주의 이름을 찬송하오리니 주는 기사를 옛적에 정하신 뜻대로 성실함과 진실함으로 행하셨음이라 2주께서 성읍을 돌무더기로 만드시며 견고한 성읍을 황폐하게 하시며 외인의 궁성을 성읍이 되지 못하게 하사 영원히 건설되지 못하게 하셨으므로 3강한 민족이 주를 영화롭게 하며 포학한 나라들의 성읍이 주를 경외하리이다 4주는 포학자의 기세가 성벽을 치는 폭풍과 같을 때에 빈궁한 자의 요새이시며 환난 당한 가난한 자의 요새이시며 폭풍 중의 피난처시며 폭양을 피하는 그늘이 되셨사오니 5마른 땅에 폭양을 제함 같이 주께서 이방인의 소란을 그치게 하시며 폭양을 구름으로 가림 같이 포학한 자의 노래를 낮추시리이다
하나님의 원리는 명확하고 신실하고 변함이 없다. 결국 나 자신의 마음과 의지에 달린 문제이다. 내가 어떤 삶을 살 것인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가. 이 문제는 우리의 삶 전반에 있어서 두고두고 고민하고 수정하고 돌아보고 다듬어야 할 문제이다. 그래서 항상 돌봐야 한다. 내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시편 78편 읽는 내내 줄을 긋게 만든다. 나를 다듬게 하기 위해서.
7그들로 그들의 소망을 하나님께 두며 하나님께서 행하신 일을 잊지 아니하고 오직 그의 계명을 지켜서 8그들의 조상들 곧 완고하고 패역하여 그들의 마음이 정직하지 못하며 그 심령이 하나님께 충성하지 아니하는 세대와 같이 되지 아니하게 하려 하심이로다
17그들은 계속해서 하나님께 범죄하여 메마른 땅에서 지존자를 배반하였도다 18그들이 그들의 탐욕대로 음식을 구하여 그들의 심중에 하나님을 시험하였으며
30그러나 그들이 그들의 욕심을 버리지 아니하여 그들의 먹을 것이 아직 그들의 입에 있을 때에 31하나님이 그들에게 노염을 나타내사 그들 중 강한 자를 죽이시며 이스라엘의 청년을 쳐 엎드러뜨리셨도다 32이러함에도 그들은 여전히 범죄하여 그의 기이한 일들을 믿지 아니하였으므로 33하나님이 그들의 날들을 헛되이 보내게 하시며 그들의 햇수를 두려움으로 보내게 하셨도다
37이는 하나님께 향하는 그들의 마음이 정함이 없으며 그의 언약에 성실하지 아니하였음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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