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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이대로 살 수는 없다_서평 ch.5-6

by 우루사야 2022. 3. 28.

언젠가 한번은 저자로부터 전화를 받았었다. 저녁즈음이었다. 올림픽공원 근처 카페에서 만나자는 연락이었다. 가보니 한 청년지체와 대화를 이어가고 있었다. 아무말 없이 같이 앉아서 그 지체의 저자와 함께 경청했다. 그리고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집으로 귀가하였다. 그게 다였다. 그런데 그 모습이 잊혀지지 않는다. 나보다 더 큰 덩치의 저자가 피곤에 찌들어있는 어깨를 그 청년지체에게 모으고 경청하는 모습은 성도를 대하는 목자의 진심을 나에게 보여줬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힘이 있을 때는 서로 잘해주지만 힘이 없고 이익이 없을 때는 비난하고 배신하는 세상의 논리대로 사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서로의 믿음을 책임져주는 삶을 살아가기를 원하신다. 그저 나만 믿음생활 잘하면 그만인 것이 아니라 내 옆에 있는 사람의 믿음까지도 책임지고 함께 살아가는 것이다......교회는 살아있는 곳이다. 존중과 배려 없이 공동체는 살아남을 수 없다. 한 사람의 인격을 존중해야 하는 것이 공동체다."

사실 저자는 말그대로 츤데레다. 쌀쌀맞고 인정이 없어 보이나, 실제로는 따뜻하고 다정하다는 국어사전의 해설이 오버랩된다. 그래서인지 공동체에 대해서 말하고자 하는 5장에서는 다른 이야깃거리보다 저자가 더 많이 생각나게 하는 것같다. 저자는 본장에서 계속해서 "사람과의 만남"이 얼마나 귀한 것인지 말해주고자 한다. 사람이 가지는 가시보다 온기를 더 귀하게 여길 줄 알아야 한다고 말이다.

"교회는 본질적인 것에 대해서는 타협할 수 없다.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 하나님이 말씀하시는 것은 우리가 목숨을 걸고서라도 지켜야 한다. 하지만 본질 외의 것은 포용하고 끌어안는 것이 믿음의 성숙함이다......교회가 세속화되고 세상의 방식과 사람의 생각이 판을 쳐도 용납한다. 자신의 이득을 챙길 때는 절대 안싸운다. 하나님의 뜻이라고 말한다."

왜 이렇게 교회에 기적이 없을까? 은혜스러운 일들로 가득해야 하는 하나님이 계신 곳인데 무미건조할 뿐인가? 무엇이 부족한 것일까? 사람. 사람. 사람. 저자는 그 사람이 기적이라고, 만남이 기적이라고 말해준다. 언제부턴가 교회에서 사람은 그 교회의 인기의 척도가 된듯하다. 교회를 나눌 때에도 사람수로 나누지 않는가. 대형, 중형, 소형. 사람을 중심을 둔 예수 그리스도 성자 하나님, 인생을 중심에 두고 이끌어 가시는 성부 하나님의 경륜. 말할 수 없는 탄식으로 인간을 위해 간구하고 계시는 성령 하나님. 그런 하나님의 진심을 담은 성경. 그리고 그런 하나님과 그런 성경을 통해 만나게 된 사람들의 모임인 교회. 그렇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 

"피차 섬기고 복종하라...교회는 공동체이기 때문에 이 일이 너무나도 중요하다. 적극적으로 먼저 사랑하고, 섬기고, 인사하고, 복종하라. 그럴 때 우리는 선한 청지기로서의 사명을 다하는 것이며,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공동체를 이루어갈 수 있다. 이것이 하나님이 그리스도의 공동체에 원하시는 것이다."

저자는 우리에게 직접적인 공동체를 위한 제언을 준다. 소그룹참여, 교회사역, 공동체를 위한 중보기도, 묵상나눔이라는 4가지의 공동체로의 다가서는 발걸음들을 제시한다. 그러면서 중요한 한가지를 더 말해준다. "돈"이다. 돈을 중심으로 공동체를 생각하면 한도 끝도 없는듯하다. 밥을 사고 커피를 얻어먹는 것 하나하나에서부터, 교회에서 필요한 물품을 사고 파는 성도간의 거래에 이르기까지 말이다. 돈이 중심에 있게되면, 이런 사소한 것들에 공동체는 깨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저자의 말과 같이 "깨어 있어야 한다." 공동체가 사람을 중심으로 깨어있어야 한다. 사람이 중심이다. 사람을 사랑해야 한다. 그래야 어쩔 수 없는 교회 안에서의 재화유통이 말 그대로 "은혜롭게" 흐르게 된다. 그래서인지 월요일 오늘. 예배당을 정리하며 바닥에 주운 500원짜리 주일학교 헌금도 귀하게 보인다. 

저자가 5장에서 함께하는 공동체 신앙생활에 대해서 말해주었다면 이번에는 반대로 혼자서 가져야 하는 "쉼"에 대해서 말해주고자 한다. 위에서 말했다시피 저자의 큼직한 어깨 위에는 항상 곰 한마리가 앉아있는 듯하다. 그래서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쉼"이 무엇일까에 대해서 더 관심을 갖게 되며 다음 장을 넘겨보게 된다. 

"가장 좋은 안식은 인생에 맞닥뜨린 적과의 문제가 해결될 때다.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는 이상 완벽한 안식이 있기는 어렵다. 인생의 문제가 해결되고 하나님의 약속이 충족될 때 비로소 안식이 가능하다. 문제 해결이 안식의 근원이다. '안식한다, 쉰다'의 가장 주된 모습은 지금까지 하고 있던 어떤 행동을 그치는 것이다. 행동을 멈추고 쉬는 것이다."

저자는 하나님의 창조물을 누리라는 해결점을 제시한다. 하나님이 모든 것을 마치고 이루시며, 보시기에 심히 좋아하셨던 것이라면 인간인 우리가 그러지 못할 법이 없는 것이다. 하나님이 만드신 일곱번째날을 제대로 누리자. 하나님이 만드신 사람과 공동체를 제대로 누리자. 하나님이 주신 육신와 욕구를 제대로 누리자. 하나님이 만드신 자연을 제대로 누리자. 

"쉬는 시간에도 기도하고 말씀을 봐야 하지 않나 걱정하지 마라. 주일은 하나님이 분명하고 거룩하게 구별하신 주님과의 축제의 날이란 사실을 잊지 않는다면, 일상을 멈추고 하나님과 함께하는 날임을 기억한다면 그 시간을 충분히 누리며 하나님과 동행함으로 안식할 수 있다. 쉼과 회복을 얻고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다." 

월요일 아침. 컴퓨터 앞에서 이 책을 읽으며 쉼이라는 것이 무엇일까 공동체가 무엇일까 다시 생각하게 되는 목사라서 다행인 것 같다. 하나님이 구별해놓으신 '주의 날'에서 얻은 피로감과 그 날에 최선을 다하지 못한 것에 대한 자책으로 다시금 성도들에게 카톡을 돌리려는 나를 바라보며, 과연 나에게 '주의 날에 섬기는 공동체'는 무엇이었는가 돌아보게 된다. 저자가 말했듯이 '나의 날'이 아니었는지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정준하가 무도에서 그랬다. 한명 한명이 블루칩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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