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들이 사랑을 시작할 때 감정을 표현하자면 애틋함, 떨림, 설렘 등으로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 후 그 연인이 결혼하여 수십년을 보낸다면 이 감정은 무엇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요? 열정넘치는 연애시절과 달리 든든하고, 편안하며, 안심되며 가끔은 찡하고, 안쓰러운 감정이 듭니다. 함께한 시간이 더 길수록, 그래서 더 많은 사건과 사고, 고통과 아픔이 깊을 수록 이런 감정이 더 깊을 것입니다. 오늘 본문에서 바울과 빌립보 교회가 나누는 내용이 그런듯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애끓는 심정에 함께 동참하는 바울과 빌립보교회의 사이를 함께 살펴보시죠. 먼저 12절부터입니다.
12형제들아 내가 당한 일이 도리어 복음 전파에 진전이 된 줄을 너희가 알기를 원하노라13이러므로 나의 매임이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시위대 안과 그 밖의 모든 사람에게 나타났으니14형제 중 다수가 나의 매임으로 말미암아 주 안에서 신뢰함으로 겁 없이 하나님의 말씀을 더욱 담대히 전하게 되었느니라
바울은 지금 로마에서 구금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감옥이든 가택연금이든 바울은 로마군에게 사로잡혀있는 상태였습니다. 그 연유는 "그리스도"때문이라는 것이죠. 사역을 하다가 갇히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주변의 반응은 어떠할까요? 두가지일 것입니다. 먼저는 예수가 잡혔을 때 제자들의 반응입니다. 하나같이 모두다 도망가고 숨었죠. 수제자 베드로는 예수를 부인하기까지 했죠. 두번째는 예수를 더 뒤따르는 것입니다. 특히 예수를 따르던 여인들이 그러했습니다. 그녀들은 제자와 달리 예수가 골고다 언덕을 오를 때에나, 십자가에 못박힐 때에나, 무덤에 있다고 생각할 때에도 주변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뒤따랐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바울이 로마군에 잡혀 사형을 기다리는 입장에서 주변반응은 어느 쪽일까요? "내가 당한 일이 도리어 복음전파에 진전이 되었다"라고 말합니다. 네, 더 바울과 함께 하기를 따르는 자들이 늘어났다는 겁니다. 바울은 자신이 그리스도를 전하다가 이렇게 잡히게 되었다는 사실이 로마전역에 퍼져나간 것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이죠. 바울을 뒤따르는 것에서 더 나아가 "겁없이 하나님의 말씀을 더욱 담대하게 전하는 동역자들"이 나타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이 이야기를 빌립보 교회에게 하는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믿음생활 하느라 당하는 고난과 역경에 위축될 필요가 없다는 것을 말하는 겁니다. 오히려 예수를 믿느라 예수쟁이라 불린다 해도, 개독교라고 불린다 해도 그것이 오히려 "종교가 뭐길래, 믿음이 뭐길래, 신앙이 뭐길래 저렇게까지 하나" 비신자들로 하여금 생각하게 하는 것이 더 유익하다는 것이겠죠. 더 나아가 같은 신자들끼리는 이것이 믿음의 도전이요 신앙의 전진으로 이어지게 하니 더욱더 유익할 것입니다. 15절로 이어서 봅니다. 쉬운번역으로 들려드립니다.
15그 중에 어떤 이들은 나를 시기하고 질투하는 마음에서 복음을 전하는 자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돕고자 하는 순수한 마음으로 전도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습니다.16순수한 마음을 가지고 돕는 사람들은 하나님께서 나를 복음을 지키는 일에 힘쓰도록 부르셨다는 사실을 알고, 사랑으로 복음을 전하는 일에 애쓰고 있습니다.17그러나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이기적인 마음으로 자신들이 높아지기를 원하는 뜻에서, 또 감옥에 있는 나를 속상하게 하려고 더 열심히 그리스도를 전합니다.18하지만 그들이 내 마음을 속상하게 한다 해도 개의치 않습니다. 그들이 어떤 마음으로 전하든지 간에 중요한 것은 바로 그리스도가 전파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나는 이것 때문에 기뻐하며 앞으로도 계속 그러할 것입니다.
바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그리스도의 심장이었습니다. 예수님의 본심이 인류에게 퍼져나가는 것이었습니다. 어떻게든 하나님이 이 세상을 사랑하신다는 사실을 알리고 전할 수 있다면, 그것이 시기나 질투, 이기적인 마음에서 시작한다 해도 바울은 그것을 일일히 따지지 않겠다 말합니다. 왜냐하면 가장 중요한 것은 "하나님이 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다"는 사실을 전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잘못된 마음에서 신앙생활하는 이들의 마음을 하나님이 어련히 알아서 만져주지 않으시겠습니까.
사실 이 본문에서 가장 돋보이는 것은 신앙의 굳건함을 가진 자의 태도입니다. 지금 본문을 보니 바울은 믿음이 없다 못해 우상을 섬기는 로마로부터 거의 반역자 수준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그러니 아무잘못도 없는데 황제보다 더 높은 신을 믿는다는 이유만으로 구금을 당하는 것이겠죠. 그럼에도 바울은 이 모든 환경과 흐름에서 흔들림없는 자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로마시민인 바울에게 자국이 보호해주지는 못할망정 이렇게 억압을 해도 바울은 그것으로 그리스도가 뭐길래 이렇게까지 하는가라는 소문이 퍼져나가는 것에 대해서 기뻐합니다. 자신의 사역이 드넓게 퍼져나가는 것에 대해서 시기하는 이들에 대해서도 흔들리지 않습니다. 같은 동역자임에도 질투하는 이들에 대해서 함께 싸우려들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렇게라도 하여 그리스도를 더 전할 수 있다면, 한 생명이라도 살릴 수 있다는 것에 더 집중합니다. 그리고 이런 마음을 빌립보교회에게 그대로 전하며 "그리스도가 전파되는 것"에 몰입할 수 있는 교회가 되길 권면하고 있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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